10월 중순. 감나무에 감이 익어갈 시기입니다. 한 번 비가 오면 기온도 한 번 씩 곤두박질을 치고 있습니다. 이런 계절 대낮에 따뜻한 햇살 받으며 제 색을 찾아 익어 가는 감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참 풍요롭게 합니다.

주황색 껍질을 까면 투명한 속살이 드러나서 절로 침이 넘어가게 합니다. 옛날 어떤 가수가 을지론가 종로에다 감나무를 심자고 노래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 을지로나 종로에는 감나무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섭섭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성북구 석관 1동에 감나무길이 있으니까요. 석관 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변에 감나무 가로수가 있는 걸 보고 학교 앞이라 심었나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석관시장으로 통하는 골목골목에도 감나무가 심어져 있었습니다. 비록 대문에 갇힌 모습이지만, 마당이나 담벼락에 기대어 그 짙은 잎새를 반짝이는 걸 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감나무길 13'하는 식으로 대문에 붙어 있지만, 예전엔 '감나무골 봉순이네' 하는 식으로 불렸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석관 골목시장 둘러보기...

석관 초등학교 맞은편 주택가에서 석관 시장골목으로 통하는 골목길에서 우린 가을이 주홍으로 깊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IMF보다 더 어렵다는 불황에 시장 상인들의 마음도 홍시처럼 아름답게 익어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우리 가게도 좀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줘요.' 하시던 야채가게 아저씨의 바램처럼 인터넷의 힘으로 석관시장이 더 많이 알려지고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지게 되길 비는 마음입니다. 진정한 인터넷의 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서 모두 함께 잘 사는 길로 나가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석관시장 상인 여러분, 힘내세요. 감나무길 궁금해하는 사람들 하나 둘 찾아가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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