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세무서 뒤편에 있는 꿈나라 어린이 공원의 느낌은 참 한가하다는 것이었다. 세무서 건물 하나만 건너면 신설동 동대문 종로로 향하는 대로가 있고, 24시간 자동차 주행 소리 멈추지 않을 번잡함이 있건만, 꿈나라 어린이 공원은 그런 번잡함은 나 모르는 세상이다 하고 말하는 것처럼 한가했다. 주택가 밀집지역의 작은 마을마당처럼 놀이기구에 아이들이 복닥거리지도 않았고, 돗자리에 등받이까지 갖추고 나와 하루를 보내는 칠 팔십 된 할머니들도 없었다. 비가 막 떨어지려는 우중충한 날씨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붐빌 것 같지 않은 곳이었다. 그런 한가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아마도 동대문 세무서 뒤편이라는 위치에서 오는 선입관에 대한 반작용 때문인 것도 같다. 보문 동사무소가 공원과 닿아 있었고 그 옆으로 공중 화장실도 있었다. 동사무소 있는 쪽으로 쉼터가 있고 반대편 쪽으로 놀이시설이 있다. 쉼터 쪽으로는 벽돌로 바닥이 되어 있었고, 놀이시설 쪽은 모래바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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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모래를 좋아한다. 바닥이 모래로 된 곳에 있는 놀이터에서 미끄럼틀보다 더 인기 있는 장난감이 있다면 바로 모래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바닥이 고무매트로 된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금방 실증을 낸다. 그러나 바닥에 모래가 있는 놀이터에서는 더 오랜 시간을 재미있게 논다. 바로 모래라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장난감 덕분이다. 그런 점에서 놀이터 바닥이 모래라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그네 밑 움푹 파인 곳에 그득 고인 물을 보면 그네 밑에는 모래보다 고무매트인 것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고무매트 위엔 물이 고이지 않는다. 놀이시설 밑 바닥은 고무 매트로 되어 있으면서도 철봉이 있는 곳 바닥은 모래로 만들어 놓은 돌뫼 어린이 공원의 장점이 다시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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