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 충북 제천시와 단양군에 위치한 동산 자락

동행이 있다면 피식 웃고 지나가야 하거나, 호젓이 혼자 오른 산행이라면 찬찬히 뜯어보고 싶은 유혹이 이는 것이 바로 남근석이다. 그저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정교하거나 흡사하여 필시 무슨 곡절이라도 품고 있을 것 같은 바위에 붙여주는 이름 "남근석". 제천시 금성면과 단양군 적성면 사이의 동산(東山) 남근석도 자연의 해학과 민속의 진지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풍모를 갖고 있다.

어쩜 그렇게도 정교하게 닮아 인간의 눈길을 끄는지 자연의 조화가 신통한데, 더 신통한 것은 남근석을 알아보는 사람의 눈이리라. 남근석을 향해 치성을 올리며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사회가 아님에도 "바라만 보세요"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어야 하는 것을 보면 풍년을 기원하는 것 이외에도 남근석에 받치는 성화가 대단함을 짐작할 수 있다.

詩 - 동산 남근석

동산 남근석 둘러보기...

예나 지금이나 남근석은 생산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다산, 특히 아들낳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보았을 때는 남근석을 그냥 눈으로만 볼 수 없을 것인 터. 한 번 쓰다듬기라도 하면 불끈한 남성의 기상을 받을 것이라 믿는 사람들의 성화에 남근석에는 손때가 묻는다. 그러나 남근석에 묻는 손때쯤이야 어떠랴. 남근석의 정기를 받아 생명을 잉태한다면야. 남근석을 향하는 지극한 마음을 아는 지라 동산의 남근석은 인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바위의 질감이 주는 강인함보다 부드러운 곡선이 주는 다정함이 일부러 동산 남근석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쓰다듬어 주는 듯 하다.

동산 남근석을 자연의 해학이라 할 수 있는데 비해 인간의 해학이라 할 수 있는 남근석이 단양군 적성면 품달마을의 "남근석 공원"에 있다. 음기가 강한 금수산(錦繡山)의 지세를 누르기 위해 인공적으로 세운 남근석이 유실된 것을 최근에 '남근석 공원'으로 복원해놓은 것이데, 남근석 자체의 풍모보다는 남근석과 여근석을 그렇게 대담하게 배치할 수 있는 배짱에 웃음이 나온다. 사람의 대담한 발상이 주는 해학이리라.

동산 남근석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