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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년 11 월 30 일 (화요일)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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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나의 어머니1 - 막내딸 옥이
최병진
sog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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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나의 어머니 1

잘 닫기어진 창문 밖에선
바람이 붑니다.
어머니 눈매 같은 곡선을 지닌
목련잎이 자꾸만 흔들립니다.
바람이 가는 쪽에 이끌리어
신명이 나는 듯도
몸살을 하는 듯도.

봄 가뭄 끝에 비 내린 어젯밤
고향집 안방에선
잔잔히 코고는 소리 들렸을 겁니다.
질척한 밭고랑을 오가며
담뱃모 옮겨 심는 꿈을 꾸시며,
꿈에서도 고된 노동에
이구 다리야, 이구 무릎꼬배야를 외시며... ...
허억 허억 허어억!
감탄사조차 힘겨워진 어머니.
이 고랑 저 고랑을 넘나들 듯
예순 세 고랑을 넘으신 어머니는
꿈속에서 또 몇 고랑을 넘으셨을까.

어머니!
고랑마다 이랑마다
훅훅대는 흙 냄새가 숨을 막는 그 여름엔
텃밭에선 콩잎으로
뒷밭에선 깻잎으로
옥수수 수염 붉히는 앞저넘에선
긴 옥수수 잎으로
온 몸을 일으키며
바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어머니.
이마며 콧잔등이며 목덜미, 불같은 가슴팍으로
사정없이 흘러대는 쓴 땀을 훔치며
뿌리 질긴 풀들과 씨름하실 때
가슴팍 헤치며 달려드는 바람 일거든
어머니,
허리 펴고 한 숨 쉬어 가세요.

소원해도
바람이 못 미칠까 가슴 저리어
창문을 열어 놓습니다.
바람이
나를 덮치듯
어머니의 더위도 덮쳐 달라고... ...




글쓴시각:2006/04/28 19:01:26 from:222.114.30.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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